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꼼수 마지막회-그들의 시대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가족 이야기 2012. 12. 19. 00:33

    나꼼수가 끝났네요. 마지막회라고 해서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들었는데, 마지막 나꼼수 3인방의 알듯 모를듯한 탄식과 눈물이 저의 마음을 울립니다. 노짱 서거 후 검은넥타이만을 고집하는 김어준씨의 "노무현이 자기 목숨을 던져서 한 시대를 끝내는 것을 보면서, 저희도 남은 모든 것을 걸고 뒤돌아 보지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제 저희들은 마이크를 내려 놓겠습니다." 이 발언에 저역시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네요.

     

    (방송을 마친 후 주진우 기자의 모습... 그의 눈물에서 시대의 아픔을 느낍니다)

    그래요.. 이제 그들의 역할은 역사속으로 사라지나 봅니다. 참으로 아쉽지만... 그들이 이 시대를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뤘는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처절했는지... 아주 , 정말 아주 조금은 알 수 있기에 그들의 마지막을 나지막히 응원해 봅니다.  

     

    나꼼수의 시대정신을 이야기 하자면 정말 며칠 밤낮을 세워 이야기 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그들이 이 시대에 남긴 유산에 대해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신 내용이겠지만요...

     

    1. 스스로는 언론인이라 칭하지 않지만, 나꼼수 멤버들 하나하나는 암울했던 대한민국의 입이 되어준 진정한 언론인이였습니다. 시대에 굴하지 않고 오직 정의와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입을 통해 절망에 빠져 무기력하기만 했던 많은 이들이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죠. 무엇보다 조중동을 필두로 한 수구언론에 대응할 수 있는 언론기능을 소화함으로서 당시 극도의 패배감에 젖어 있던 야권세력에게 '왜 그렇게 쫄아 있어', '쫄지마 시바'라는 구호로 새로운 도전을 불러일으켰으며, mb정권 내내 금기시 되던 bbk사건을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정말 대담한 컨셉으로 희화화 시키며 많은 사람들이 쉽고 즐겁게 접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mb정권의 실체적 부패를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우리들이 쫄지만 않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메세지 전달을 통해 야권이 결집할 수 있는 결정적 동기를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뿐일까요? 서울시장 선거를 복기해 봅시다. 본격적인 현실정치에 처음 입문해 당시 한나라당의 마타도어에 융단폭격을 당하는 박원순 후보를 온몸바쳐 지켜낸 것이 바로 나꼼수죠. 그들의 공작에, 팩트를 근거로 한 역공으로 여론을 주도하였으며 선거를 하나의 문화축제로 승화시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참정권을 행사하도록 독려하였습니다. 이번 대선은 어떤가요?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최대한 자제하였지만 자신들만의 대선 스케쥴에 맞춰 엄청난 정보력과 팩트를 기반으로 새누리당의 공작을 단칼에 분쇄해 버렸습니다. 특히 통합민주당이 분리한 순간순간 마다 호외 방송을 실시하여 열세로 돌아설번한 여론을 반전시켜버리는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아이패드, 십알단, 북풍공작... 정말 이들이 없었다면 막판 선거전에서 어찌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문재인 대망론을 최초로 주장한 곳이 바로 나꼼수입니다. '박근혜의 대척점에 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는 김어준의 명언으로 시작된 것이 문재인 후보의 시작이였지요. 김어준 총수의 시대통찰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 현실정치의 수많은 사건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승화시켜 정치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전달하였으며, 정치가 단지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닌,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축제로 인식을 전환시킨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정치 역사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지점입니다. 70~80년대의 분노의 정치, 90년~2010년의 정치혐오를 넘어선 완전한 새로운 패러다임, 즐거운 생활정치를 우리들의 머리속에 각인시킨 것이지요. 정치는 유쾌하다, 정치는 즐거워야 한다. 정치는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의 각인. 이는 나꼼수의 여러 유산 중 가장 중요한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 일반인들이 절대 알 수 없는 고급 정보를 너무나 쉽고 편하게 전달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정보전달의 뒷면에는 나꼼수 멤버들의 처절함이 자리하고 있겠지요. 권력의 서슬퍼런 감시와 핍박, 온갖 회유와 협박이 공존하였겠지만 나꼼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갖은 모습으로 불의의 시대에 저항하였으며,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위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임해 왔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 하였지만 올바른 정신을 지닌 언론이 이 시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얼마나 큰지 나꼼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나꼼수는 이처럼 때로는 언론인으로, 때로는 정치평론가로, 때로는 정치공학자로, 때로는 코메디언으로 변신하여 야권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정말 어떠한 말과 행동으로 이들을 위로하고 감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제가 대한민국에서 숨을 쉬고 살아가는 동안, 이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 투표... 반드시 투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정권교체만이 이들의 정의로움과 정당함을 항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테니까요..

     

    나꼼수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