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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 율이와 만나는 소중하고도 험난한 시간... (부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가족 이야기 2014. 9. 19. 16:01

    지난 35일 늦은 68... 온몸으로 전해지는 와이프의 산고의 고통을 10시간동안 지켜보며 마침내 둘째 율이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째 겸이기 태어날 때 하루 반나절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동안 산통을 겪었던 와이프기에...

     

    이번 둘째 율이의 출산이 너무나 큰 두려움과 고통의 시간이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성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더군요...

     

    그 모든 고통과 과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둘째를 출산해준 나의 사랑 선화...

     

    온마음으로 크나 큰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양성평등을 이야기 하며 남성 역차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글쎄요 경솔한 이야기 일 수 있겠지만... 와이프 출산하는 장면을 한번이라도 지켜본다면 군대 가야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실 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와이프의 동의로 둘째 겸이의 출산의 모습을 포토에세이로 담아봅니다.

     

    15:25 진진통의 시작.. 와이프의 경우 자궁이 쉽게 열리지 않는 신체인거 같습니다.

    첫째때도 그랬고 이번도 그러하네요결국 촉진제와 양수를 인위적으로 터쳐 분만을 유도하였습니다.

    16:51 무통주사입니다. 가진통일 때에는 무통주사의 효과가 크지만 진진통이 오는 시점부터는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다만 허리로 오는 통증을 막아 주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16:52 너무나 아파하는 와이프... 이때 내진을 했는데 자궁이 50% 정도 열렸다고 하네요. 절망스러웠습니다.

    첫째 때도 10시간 넘게 60% 멈췄던 기억이 있어서 참으로 힘들었거든요.

    16:52 자궁수축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계입니다. 다른 표현으로 통증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0~100까지의 객관적 통증... 100의 통증이 수분, 혹은 수십초 간격으로 일정해졌을 때 출산이 임박함을 알립니다.

    17:50 시계가 1750분을 가르킵니다. 100의 객관적 고통... 그 고통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신체의 모든 뼈가 뒤틀리는 고통이라고 하는데 감히 짐작하기조차 힘듭니다.

    그러한 고통을 1시간이 넘게 참아내고 있는 와이프... 모성의 힘에 눈물이 납니다.

    17:53 자궁이 100% 열렸다고 합니다. 장모님과 저 모두 눈물을 왈칵 쏟아냅니다.

    자궁이 열렸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일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 출산 준비를 해야하니 보호자는 나가있으라고 합니다. 초조한

    마음이지만 와이프를 뒤로 하고 밖에서 기다립니다.

    18:08 들어오라는 이야기가 없어서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들어갑니다.

    간호사가 출산 장면을 볼거냐고 물어보내요. 개인적으로 남편은 아내의 출산을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것이 아내에 대한 예의이고 의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몇분 후 우리의 소중한 두번째 분신 율이가 세상의 빛을 봅니다.

    18:08 숨이 가쁜 아이에게 작은 고무풍선으로 숨을 불어 넣습니다.

    아가는 모든 것이 무섭고 낯설어 그저 울기만 합니다.

    18:08 너무나 예쁜 우리 아가 율이... 기적과도 같은 순간입니다.

    18:10 몸에 묻어 있는 이물질을 닦습니다. 아가는 모든 것이 무섭습니다. 그저 울기만 합니다.

    18:11 아가의 몸무게를 잽니다. 3.86kg 입니다. 형인 겸이보다 400g 정도 크게 태어났습니다.

    18:11 아가의 손을 찍습니다. 정상입니다.

    18:11 아가의 발을 찍습니다. 정상입니다. 그저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18:13 엄마와의 첫 만난입니다. 그때의 감격스러움이란 이 세상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21:24 시간이 훌쩍지나 밤입니다. 잔여태반을 꺼내고 회음부를 봉합하는 일은 산통에 비하면

    그저 지나가는 작은 통증이라고 말해도 될까요...? 안되겠지요. 너무나 수고했습니다.  너무나 고생했습니다.

    두번째 아이를 만나다보니 자연분만의 고마움이 새삼스럽니다. 아직 회복의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그래도 아기를 안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넘어가지 않는 미역국을 꾸역 꾸역 먹을 수 있어 고맙습니다.

    아가와 병실에서 만났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것은 첫째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 뱃속에 있던 동생의 존재는 희미하게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 나타난 동생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불안합니다. 엄마가 동생을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21:25 아가가 하품을 합니다. 보조개가 보입니다. 아빠를 닮았다고 하는데 묘한 감정이 듭니다.

    21:26 엄마의 빈 젖을 열심히 빱니다. 아직 모유가 돌려면 하루 이틀 더 걸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열심히 빨려야 모유수유에 성공한다고 합니다.

    첫째보다는 젖을 빠는 힘이 제법 강한 것이 모유 수유에 성공할 거 같습니다.

    21:30 율이의 첫미소를 운좋게 담아봅니다.

     

    이렇게 둘째 율이와 만나는 소중하고도 험난한 시간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이제부터는 또다른 시작이겠지요.

    너무나 험하디 험한 세상에서 율이를 잘 키우려면, 잘 지키려면 많은 노력과 배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첫째 겸이도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게 잘 다독여야 겠지요. 그리고 우리의 두번째 분신을 무사히 출산한

    나의 반쪽에게 더욱 잘해야 겠지요...

     

    글이 길어져 아래의 한 문장으로 포토에세이를 마무리 합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님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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