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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며...
    상식적인 이야기 2015. 4. 14. 15:46

    세월호가 저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가라 앉은지 벌써 1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1년의 시간, 돌이켜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그 중 프란치스코 교종님의 방한이 가장 기억에 남니다. 돈의 유혹에 빠져있는 이 시대를 비판하시고 세월호 유가족을 보듬어 주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성직자가 무엇인지, 종교가 줄수 있는 위안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반대로 이 사회는 썩어 뭉드려져 냄새나는 살점을 그대로 들어 내놓았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원세훈 전국정원장이 구속되었고,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 십상시, 정윤회 논란, 등 정말 믿고싶지도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많은 정치공방이 주를 이루었지요. 거기에 사자방, 또 최근의 성완종 게이트까지... 참담하다 못해 구역질이 나는 이 시대의 정치상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둘째가 태어나 돌이 지났고 첫째는 유치원에 입학하였습니다. 퇴근하면 문 앞에서 아이 두명이 웃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그 맛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세월호는 말입니다.

     

    아직 저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1년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그대로 가라 앉아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은 어떨까요? 

     

    1년전과 마찬가지로 광화문과 서울시청광장, 그리고 안산 추모공원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어떨까요?

     

    1년전과 마찬가지로 팽목항에 그대로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족이 되고 싶다는 절규와 함께요.

     

    세월호 특별법은 어떻습니까? 진상규명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세월호 유가족은 배재하며 실질적인 예산은 0원인 특위를 구성하는 대통령령이 만들어졌습니다.

     

    주요 언론과 보수단체는 세월호 물차기에 적극적입니다. 왜 민간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국가에서 책임져야 하냐고요, 왜 저들에게 수억의 합의금을 줘야 하냐며 말이죠.

     

    또 어떤 사람들은 유족들을 비난하며 이렇게 묻습니다. 왜 집 놔두고 밖에서 이러냐고,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시스템이 300여명의 학생을 살해한 사건입니다. 국가의 재난 시스템이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정상적으로 돌아갔다면 단 한명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던 시간적 여유가 있던 그런 사건입니다.

     

    그대로 대기 하라는 말만 없었더라도 훨씬 많은 학생들이 살았을 그런 사건... 역사의 가정에는 정답이 없지만 만약 학생이 아닌 기성세대가 저 배에 타고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훨씬 줄어들었을 그런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을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책임져야 할까요?

     

    왜 저들에게 수억의 합의금을 줘야 하냐고요? 돈 달라고 한적 없습니다.

     

    왜 집놔두고 밖에서 이러냐고요? 두 아이의 아빠로서 추측해봅니다.

     

    아직 아이를 가슴에 뭍지 못했기 때문일것입니다. 내 아이가 어떻게 죽어 갔는지 아무것도 밝혀진것이 없는데 어찌 아이를 뭍을 수 있을까요? 집에 들어가면 아이의 환청이 들릴것이고, 아이가 보일것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이의 흔적만을 쫒게되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미쳐갈 것입니다. 어떤 부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왜 미친 여자처럼 밖에서 노숙하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냐고요? 그래요 미치기 싫어서 밖에 있습니다. 이래야 살 것 같아 이렇게 매달립니다.

     

    이제 이틀후면 1년입니다...

     

    지난 1년의 시간동안 무엇이 변했는지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는 국가안전처가 만들어진 것이 유일합니다. 국가시스템은 1년전과 똑같습니다.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안타까운것은 진실을 밝히고 국가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하는 정치권에서 이 사건을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어떻게 하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할까 고민 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별다른 의지가 없어보입니다. 

     

    우리는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아이들을 구조할 수 없었는지, 세월호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합니다.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사건이 이대로 묻힌다면 우리는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300여명의 죽음뒤에 감춰진 진실 조차 알 수 없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의 비상식적인 희생 역시 감내하여야 할 것입니다. 내 자식이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불안도 함께 가지고 말이죠.   

     

    그동안 정말 많은 국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하여 많은 노력들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 우리 국민모두가 함께 일어나야할 때입니다.

     

    4월 16일... 세월호 1주기를 그냥 넘기지 말아주십시오. 우리들의 양심에 손을 얹고, 나와 내 자녀들,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해 힘을 모아주십시오. 각 지자체마다 많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혼자보다는 직장동료 혹은 가족분들이 함께하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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