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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일어난 대형 인재(人災), 반복되는 어린 학생들의 희생에 분노합니다.상식적인 이야기 2014. 4. 17. 09:52
또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비극이라는 말로도 설명하기 힘든 대참사...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고통받았을 피해자와 희생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집니다. 그들과 아무런 상관없는 저조차도 이런 기분인데 가족분들은 어떨까요... 생지옥이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자녀를 키워본 분들의 심정은 다 같을 것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가 작은 멍이 들어 돌아오면 무슨 일이 있진 않았을까 노심초사하며 속앓이를 할 정도인데,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의 주검을 검안하러 영안실로 들어가는 부모님의 영상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옵니다.
(연합뉴스:이러한 상황을 예견했던 것일까요.)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꽃다운 나이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들의 무사안일과 안전불감증에 결국 희생 당하기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2014년 4월 18일 09:43 현재 8명의 사망자 중 4명이 단원고 학생이니... 희생 당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거 같습니다.
왜 대한민국 이땅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비극이 끊이지 않고 터져나오는 것일까요?
이번 사건은 다른말 할것도 없는 인재입니다. 단 1%의 예외도 없는 100% 인재입니다.
배가 멈춰선채 1시간 가량 정박해 있었다는 진도 주민의 증언, 해양수산부의 8시52분부터 6분가량 표류했다는 발표, 침몰직전에서야 바다로 뛰어들라고 이야기한 배안 방송들이 이러한 인재의 정황을 뒷받침합니다. 1시간 가량 정박해 있었다는 것은 정확한 내용이 아니니 뒤로 밀어두고서라도 6분간 표류하는 동안에라도 갑판으로 이동하라는 방송을 했다면 284명이라는 말도 안되는 숫자의 사람들이 실종되었을까요?
미루어 짐작하건데 학생들이여서 아마 현장의 통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따랐을거라 추측이 됩니다. 만약 학생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그렇게 타고 있었다면 본인의 의지대로 갑판으로 이동했거나 탈출을 시도했겠지요. 하지만 여리디여린 우리의 학생들은 배가 뒤집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방안에 그대로 남아 이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친구들과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그들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지닌 배의 선원들은 배와 함께 침몰해 가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가장 먼저 배에서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탈출 시점인데요, 기관사의 진술에 의하면 17일 09시경, 즉 배가 완전히 뒤집히기 전에 탈출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정말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특히 배의 구조상 엔진이 멈추면 선실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학생들은 몰랐을 것이고, 결국 배가 뒤집혀 침몰하는 과정에서 많은 짐들과 주변 사물들... 그리고 친구들이 서로 뒤엉켜 아비규환의 상황에 처해졌을 것입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당신들의 목숨이 소중하듯이 그들도 그렇게 돌봤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당신들이 최대한 노력했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의 실종자가 구조자로 변해 있었을 것입니다. 타이나닉호의 선장은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하다 배와 함께 수몰되었습니다. (당신들에게 그정도의 숭고한 희생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입니다)
불과 1년전 태안의 차가운 바다에 수장된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울부짖음이 아직 귀에 생생한데... 아니 올 초, 경주 마우나리조트에 깔려 숨진 10명의 학생들의 안타까움이 가슴속에 맺혀 있는데 280명이라는 정말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인원의 학생들이 생과 사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지금 이 상황이 저는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 살릴 수 있는 상황이였잖아요. 안그렇습니까?
학교측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여행을 추진한 상황은 이해가 갑니다. 취소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화가나는 것은 정확한 상황 파악 없이 그저 그 상황을 모면해 보겠다고 '전원 구조'라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학부모들에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행동 하나가 학부모들에게는 비수보다 더 아픈 상처가 된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정부... 안행부, 방재청, 해경 등 그 수많은 공무원분들은 도대체 무얼하고 계신겁니까? 어떻게 배에 몇명이 탑승했는지 그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단 말입니까? 사망자가 다 나오고서야 정확한 상황을 브리핑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배가 뒤집혀 가는데 상황의 심각성이 눈에 보이지 않던가요? 우리나가 군대나 경찰의 임무가 자국민 보호 아닙니까? 그럼 최대한 빨리 많은 인원과 장비를 투입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상황인데 말이죠.
정말 가슴이 아프고 화가납니다. 충분히 예방가능한 이러한 사건에 우리의 아이들이 맥없이 희생당하는 이러한 인재(人災)에 진심으로 분노합니다.
상황은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제발... 부디 제발...
신이 존재한다면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그의 부모님에게... 우리에게 돌려보내달라고 말입니다.
안전불감증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절망합니다. 저의 두 자녀에게도 닥칠지 모르는 이러한 참극이 두렵기만 합니다.
제발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이 이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 잊지말고 기억합시다.. 제발요..